Richard Roxburgh | 배우 '리처드 록스버그'에게 빠진 이야기 ft. 영화 '반 헬싱'

벌써 7월 중순이라니...!

밖에 나가서 운동하기도 귀찮고 코로나 때문에 약속도 잘 없으니... 집에서 영화 보는 거 말고는 하는 게 없다.

우연히 영화 채널에서 방영해 준 영화 '반 헬싱'을 오랜만에 보고

19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반에 나왔던 할리우드 고전 블록버스터 영화들을 다시 보기 시작했다.

내가 영화를 좋아하기 시작했던 시점도 딱 그때인 것 같다. (애기 때였지만...)

어렸을 때 얼마나 돌려봤는지... 그때 몇 백 번 본 영화 시리즈들이 한두 편이 아니다!!

어쨌든....

 

영화 '반 헬싱'은 2004년에 개봉한 다크 판타지 영화이다.

미국 유니버셜 스튜디오 가서 영화 '반 헬싱' 테마의 공포의 집 들어갔다가 한참 울었던 기억이...

(아마 7살 때쯤... 사실 그땐 무슨 영화인지 몰랐음)

 

'가브리엘 반 헬싱' 역의 '휴 잭맨'

'안나 발레리우스' 역의 '케이트 베킨세일'

'미이라' 시리즈로 유명한 '스티븐 소머즈'가 감독을 맡았으며

맨중맨 '휴 잭맨'과 영화 '언더월드' 시리즈로 유명한 '케이트 베킨세일'이 주연이다.

(최근에 검색해 보고 나서야 스티븐 소머즈가 만든 영화인 걸 깨달았다. ;;)

 

'반 헬싱'의 한 장면(위)과 '미이라'의 한 장면(아래) 스티븐 소머즈의 시그니처 연출...?

 

심지어 '미이라 2'에서 음악 감독을 맡은 '앨런 실베스트리'가 '반 헬싱'의 음악도 담당했다. 어쩐지, 둘이 분위기가 비슷하다 했다.

 

 이 움짤로 유명하기도 한 이 영화는 드라큘라, 늑대인간, 프랑켄슈타인 등

다크 판타지물에 나온다는 캐릭터들은 모조리 나오는 영화이기도 하다.

요즘 다크 유니버스 영화를 만드네 뭐네 하고 있지만,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다크 유니버스 영화의 원조격이라면 바로 '반 헬싱'이 아닌가 싶다.

극중 주인공인 '반 헬싱'이 바티칸의 명령으로 드라큘라 백작을 퇴치하러 가는 내용인데, 메인 빌런은 당연히 드라큘라 백작이다.

 

'드라큘라 백작' 역의 '리처드 록스버그'

그런데 아니... 메인 빌런이 너무 섹시하게 나오는 영화였던 것이다.

보통 빌런이라 하면은 선과 악 대립 구도에서 선이 무조건 이겼으면 하는 마음이 드는데,

이 영화에서는 그렇지 않다.

극중 설정으로는 드라큘라 백작 및 그의 세 아내들과 평범한 루마니아 마을 인간들은 공생하며 살고 있다.

인간들은 한 달에 한 번 건장한 남자 1명을 드라큘라 가족에게 제물로 바치는데,

이러한 점을 봐서는 메인 빌런 치고 그다지 무차별적으로 살생을 저지르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왠지 드라큘라 편에 서고 싶게 만드는 이 매력적인 캐릭터를 맡은 배우는 바로 '리처드 록스버그'!

1962년생 호주 출신이며, 원래는 연극 배우였다고 한다.

1999년 영화 '미션 임파서블 2'로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고,

맡은 캐릭터의 말투와 악센트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능력이 이 배우의 장점이다.

영화 '반 헬싱'에서는 능글거리는 성격과 특유의 루마니아어 억양을 구사하는 연기가 일품이라 캐릭터에 더 빠져드게 만든다.

 

드라큘라와 반 헬싱의 첫 만남 씬. 드라큘라 백작의 억양과 애티튜드가 돋보인다.

 

 

사람들도 "가장 핫한 드라큘라", "리처드 록스버그는 드라큘라를 섹시한 캐릭터로 바꿔놓았다" 라며 호평이 자자하다. (ㅋㅋㅋ)

이건 다른 이야기긴 하지만, 빌런 중 드라큘라 백작뿐만 아니라 백작의 세 아내들도 캐릭터가 매력적이다.

 

왼쪽부터 '베로나'-'마리쉬카'-'알레이라'

 

반 헬싱과 안나 VS 백작의 세 뱀파이어 아내들 전투 씬. 

 

 

실제로 '리처드 록스버그'는 저 세 배우 중 '베로나' 역(검은 머리)을 맡은 배우 '실비아 콜로카'와 결혼하여 아들이 둘이나 있다는 사실....

영화 속 캐릭터가 너무 매력적이라 실제로 같이 촬영할 때 반했겠다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진짜 눈이 맞아서 결혼했다니. ㅋㅋㅋ

 

'알레이라' 역의 '엘레나 아나야'

세 배우 중 가장 비중이 높았던 '알레이라' 역의 '엘레나 아나야'는 현재까지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스페인 출신 배우이다.

 

영화 '원더우먼'의 '닥터 포이즌'

대표적인 필모는 바로 영화 '원더우먼'!

쟤가 걔라고? 할 정도로 너무 달라서 깜짝 놀랐다.

맡은 캐릭터간의 갭이 커서 그런지 앞으로도 다양한 역할을 맡을 것 같다.

이런 매력적인 빌런들을 보니 스티븐 소머즈의 다른 영화인 '미이라' 시리즈의 이모텝과 아낙수나문이 생각난다.

싫어할 수가 없는 빌런들... 소머즈의 빌런 철칙? 이런 건가 보다. ;;

 

영화 '미이라'의 '아낙수나문'과 '이모텝'

 

 

다시 록스버그에게로 돌아가서...

 

 

실제 모습은 원래 나이가 있기도 하고 ('반 헬싱' 찍을 때 이미 마흔둘) 흑발이 아닌 금발이니 영화 속과 너무 다르기는 하다.

( 그냥 평소에도 드라큘라 백작처럼 흑발 장발로 살아 주면 안 될까요... ㅋ;;; )

 

록스버그가 찍은 필모 리스트를 보다가 내가 아는 영화가 있었으니...

 

 

바로 2003년에 개봉한 비슷한 장르의 영화 '젠틀맨 리그'이다.

'반 헬싱'과 비슷하게 뱀파이어도 나오고 지킬 앤 하이드도 나오는 그런 다크 판타지 영화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그런 히어로들을 모아 다크 어벤져스를 결성하여 악에 맞서는 정도?

얘도 어릴 때 많이 봤었는데 지금은 다 까먹어서 어젯밤에 다시 재탕했다.

 

영화 '젠틀맨 리그'의 'M'

록스버그는 그 어벤져스를 모으는 퓨리 국장 역할을 하는 극중 'M'이란 캐릭터로 나왔다.

(근데... 너무 히틀러 같은 거 아닌가요...)

반 헬싱과는 정반대로 뭔가 무게는 잡는데 어딘가 허접한 면이 있는 아무 능력 없는 인간 역할로 나온다.

이거 찍고 있을 때 영화 '반 헬싱'도 병행해서 찍고 있던 건지, 아니면 이 영화를 찍고 나서 캐스팅된 건지 모르겠지만,

당시 영화계에서 다크 판타지 장르물에 어울리는 배우임에는 확실했나 보다.

어제 '젠틀맨 리그'를 다시 보면서 역시 록스버그의 인생캐는 드라큘라 백작이라는 생각이 절실히 들었다.

 

내 백작 내놔~

 

내가 좋아하게 된 배우가 필모가 많이 없어서 슬픈 하루...

'신비한 동물사전'에서 그레이브스 국장 역의 콜린 퍼렐이 결국 일회성 캐릭터를 맡은 것과는 다른 슬픔이랄까...

콜린 퍼렐 이후로 해외 배우에게 입덕한 게 너무 오랜만이라 덕질이 어색할 지경이다.

앞으로 더 왕성히 활동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