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 ne suis pas un homme facile

넷플리스 오리지널 영화 '거꾸로 가는 남자'를 보았다. 남성 우월주의에 취해 있던 남자 주인공이 불의의 사고를 당해 여성이 중심인 세상에 깨어나면서 벌어지는 일들에 관한 영화이다. 여자인 나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조금 뻔하고 흔한 (?) 성편견에 관한 상황들이 나올 줄 알았다. 그러나 영화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많은 생각이 들게 되었다. 생각보다 평소에는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상황들이 입장을 바꿔서 보았을 때 이상하게 느껴지는 장면들이 많았다. 말이 조금 이상하지만...  몸을 파는 남자들, 상사 같은 고위 직급인 여자들, 자신의 털을 관리하는 남자들, 도박을 하며 남자를 성희롱하는 여자들... 성만 바꿨는데도 모든 게 이상해 보였다. "성별"이라는 게 그렇게 큰 뜻이 있을까? 생물학적인 관점 말고는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을 사회적인 관점에서 적용했을 때 얼마나 큰 의미가 되는지 알 수 있었던 영화였다.

같은 반 여학생에게 성추행을 당한 남학생이 하소연하며 하는 말. "선택권이 별로 없었어요."

그것을 들은 남자 주인공이 하는 말은 "선택권은 늘 있는 거야." 남자 주인공이 살았던 세상에서는 선택권이 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여성이 중심인 세상에서 살아 왔다면, 그런 말이 쉽게 나왔을까? 아닐 것이다.

그런데 여자 주인공이 굉장히 잘생겼다. 여성이 중심인 세상에서 상위층인 모습을 잘 연기한 것 같다. 존나 멋있다.

앞으로 이런 영화가 꾸준히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이런 영화라면 다음날 1교시여도 새벽까지 볼 의욕이 생길 것 같다. (경험담)